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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rse

나는 천식이 있는 간호사입니다.

by su9533 2026. 4. 25.

 나는 천식이 있는 간호사입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은 타인의 건강을 돌보는 일을 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일에는 무뎌질 때가 많습니다. 특히 연차가 쌓이고 책임감이 커질수록, 내 몸이 보내는 신호보다는 환자의 상태와 수술의 흐름이 우선이 되곤 하죠.

 

 오늘은 수술실 간호사로서, 조금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바로 '천식이 있는 간호사'로 살아가는 법에 대해서요.

 

나는 천식이 있는 간호사입니다.
나는 천식이 있는 간호사입니다.

 

1. 수술실의 차가운 공기와 보이지 않는 전쟁

 수술실은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멸균된 환경과 감염 예방이 필요한 공간이기에, 환자에게도 의료진에게도 최적의 온도로 세팅되어 있죠.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적당한 온도가, 혹은 미세한 건조함과 피로가 예기치 못한 적이 되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가벼운 천식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수술이 몰려 바쁜 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날, 피로가 극에 달한 날이면 어김없이 기관지가 예민해집니다. 가벼운 감기가 걸려도 기침이 심해지곤 합니다.

 그래서 병원에서 흡입약과 알약을 타서 꾸준히 복용하고 있지만 몸에 피로도에 따라 몸 상태가 안좋아지기도 합니다.

 

 이 천식도 성인이 된 후 간호대학을 다니면서 생겨버렸네요..

 

"조금만 참으면 괜찮아질 거야."

 

 예전에는 이런 생각으로 기침을 참으며 버텼습니다. 하지만 참으면 참을수록 증상은 악화되었고, 결국 집중도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더군요.

 

2. 목보호대는 '부끄러움'이 아닌 '전문 장비'

 고민 끝에 제가 선택한 방법은 아주 단순하지만 확실했습니다. 바로 '목보호대' 착용입니다.

 처음에는 수술복 위에 무언가를 착용한다는 것이 괜히 유난을 떠는 것처럼 느껴져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너무 눈에 띄어 고민도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술실에서 기침을 참으며 수술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보다, 내 몸을 보호하여 수술방 안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제가 목보호대를 착용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 온도 유지 : 기관지가 자극받지 않도록 항상 따뜻하게 유지합니다.

* 집중력 보존 : 기침을 참느라 쏟는 에너지를 환자 모니터링과 수술 기구 준비에 온전히 씁니다.

* 환자 안전 :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움직임(기침 등)을 원천 차단합니다.

 

 이제 저에게 목보호대는 단순히 체온을 높이는 액세서리가 아닙니다. 수술실이라는 전쟁터에서 저를 지켜주는, 나만의 방패이자 필수 장비인 셈이죠.

 누가 목보대는 왜 했냐고 물으면 천식때문에 관리한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천식은 부끄러운게 아니에요. 관리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그렇게 해도 기침이 나오면 조금 슬퍼지긴 합니다..

 

3. 지속 가능한 간호사

 지금까지 수술실에서 보내며 깨달은 가장 큰 교훈은 "완벽한 간호사가 되려 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간호사가 되자"는 것입니다.

 우리 몸이 조금 약하다고 해서 간호사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한계를 인지하고 그것을 관리하는 과정이, 더 세심하고 공감 능력 높은 간호사를 만든다고 믿습니다.

 

 저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보이지 않는 어려움을 겪고 계신 선생님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 허리가 좋지 않아 허리 보호대를 하시는 분

* 손목이 아파 손목 보호대를 하시는 분

* 저처럼 기관지 보호를 위해 목보호대를 하시는 분

 

 이런 작은 도구들을 '내가 약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일을 더 오래, 더 잘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수술실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고 계신 모든 선생님께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대신 나를 지킬 수 있는 나만의 작은 루틴을 하나씩 만들어 보세요. 그것이 5년, 10년 뒤의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될 테니까요.

 혹시 선생님들만의 '일터에서 나를 지키는 루틴'이 있으신가요? 댓글로 여러분만의 노하우를 공유해 주세요! 서로의 응원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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