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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rse

수술실 간호사 생존기

by su9533 2026. 4. 21.

 수술실 간호사 생존기 : 직접 겪고 깨달은 '몸과 마음을 지키는' 루틴

 

 수술실 간호사의 하루는 생각보다 훨씬 더 격렬합니다.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서 있고, 수많은 기구 사이를 오가며, 긴장감을 놓지 않아야 하니까요.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편하게 일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나태함이 아니라,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이 일을 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전략'입니다.

 

수술실 간호사 생존기
수술실 간호사 생존기

 

1. 신체적 피로를 줄이는 장비의 힘

 수술실 간호사에게 '발과 허리'는 곧 자본입니다. 신체적 통증을 줄이는 것은 업무 효율을 높이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 의료용 압박 스타킹 필수 : 종아리 근육의 펌프질을 도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줍니다. 근무가 끝난 후 다리 붓기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경험하실 거예요.

- 신발과 인솔(깔창): 크록스 같은 클로그를 신으신다면, 반드시 발바닥 아치를 지지해 주는 기능성 인솔을 추가하세요. 딱딱한 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충격을 흡수해 무릎과 허리 통증을 획기적으로 줄여줍니다.

 

2. 뇌의 과부하를 줄이는 '멘탈 리허설'과 '3단계 앞서가기'

 수술 중 당황해서 기구를 찾는 것만큼 진 빠지는 일은 없습니다. 뇌가 느끼는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예측'이 필요합니다.

 

- 집도의 스타일 파악 : 모든 의사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특정 의사가 들어오는 날이라면 그 의사의 수술 순서와 기구 선호도를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세요.

- 3단계 앞서기 : 현재 단계뿐만 아니라 바로 다음, 그리고 그다음 스텝까지 머릿속으로 그려두면, 의사가 손을 뻗기도 전에 기구를 건네는 여유가 생깁니다. 이 작은 여유가 수술실의 긴장도를 낮추는 핵심입니다.

 

3. 정신적 소모를 막는 의사소통

 수술실 갈등의 80%는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명확한 소통은 나를 보호하는 방어막입니다.

- 복창의 미학: 기구를 건네고 받을 때 명확한 단어로 주고받으세요. "Sizer 드립니다.", "네, Sizer 확인했습니다."와 같은 짧은 복창은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원천 차단합니다.

 

4. '나'와 '업무'를 분리하는 감정의 필터

 수술실에서 쏟아지는 날카로운 말들이 나를 향한 공격이라고 느끼기 시작하면 멘탈은 무너집니다.

- 뇌의 자동 필터 : 수술실에서의 예민함은 '수술 상황' 때문이지 '나' 때문이 아닙니다. 의사가 신경질적으로 반응해도 "아, 지금 수술이 잘 안 풀려서 예민하구나"라고 상황을 객관화하세요. 내 자아를 업무와 분리하는 기술이 있어야 퇴근 후 내 삶을 지킬 수 있습니다.

 

5. 기록으로 만드는 나만의 메모장

 모든 것을 다 외우려고 하지 마세요. 뇌는 기억하는 곳이 아니라 생각하는 곳입니다.

 

- 디지털 메모의 활용 : 메모 앱을 활용해 나만의 수술 매뉴얼을 정리해 보세요. 병원의 공식 매뉴얼은 너무 두껍고 복잡합니다. 내가 헷갈렸던 기구 세팅 순서, 특정 서전이 좋아하는 매듭법, 주의사항 등을 나만 알아볼 수 있게 정리해 두면, 오랜만에 들어가는 케이스에서도 불안하지 않습니다.

 

6.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모든 직업이 그렇지만 특히 간호사는 연장 근무를 많이 하게 됩니다. 연장 근무, 오버 타임을 많이 하게 되면 나의 시간이 사라지고 집, 병원만 오가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생활을 이어가다 보면 번아웃이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 하는 시간이 아닌 때에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정해두어야 합니다. 운동, 자기계발, DIY, 독서, 영화감상, 노래방 등 여러 방법들 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꼭 찾아두기를 바랍니다.



 모든 직업은 살아가기 위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직업 때문에 당신의 몸과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선 안됩니다.

 

 오늘 제가 제안한 루틴들이 거창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아주 작은 습관들입니다. 신발 깔창을 바꾸고, 퇴근 후 5분 스트레칭을 하고, 수술실에서의 감정을 현관문 앞에 두고 퇴근하는 것.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 당신을 더 단단한 전문가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충분히 잘해오셨습니다. 이제는 당신 자신을 더 아껴주면서 일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도 수술실에서 고생한 당신의 발과 어깨를 따뜻하게 다독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