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예술의 전당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대표적인 홀들에 관해 알아보려고 한다.

1. 예술의 전당의 시작과 현재
1986 서울 아시안 게임과 19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시내에 마땅한 문화공간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당시 서울의 그럴싸한 문화예술 공간은 고작해야 세종문화회관 정도였다. 그래서 땅값이 싸고 조용한 우면산 중턱 즈음에 예술의전당을 짓게 된 것이다. 지금이나 서초동-방배동 일대가 번잡한 빌딩숲이 되었지, 과거에는 정말 별볼일 없는 동네였다. 그 때 당시만 해도 아직 영동(강남) 개발은 진행 중이었고, 전두환 정부는 영동 개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고 있었다.
민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후, 문화예술진흥법에 근거를 두고 특수법인으로 전환된 예술의전당은 예술의전당 시설운영, 공연 및 작품전시 활동과 그 보급, 문화예술 관계 자료의 수집·관리·보급과 조사·연구, 문화예술의 국내외 교류사업, 국립예술단체와 협력, 후원회 운영 등을 통한 문화예술의 창달과 국민의 문화 향수 기회 확대를 위한 각종 사업을 주요 업무로 한다.
2012년 총 관객 4천만 명을 돌파하는 등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예술기관으로 상징되는 예술의전당은 공연·전시·놀이·교육·자료·연구 등 6가지 형태가 다양한 예술 장르로 연결, 각각의 전문공간에서 표현되어 공간별 독자성과 연계성을 유지하도록 짜여 있으며 예술의전당이 자체기획한 공연·전시와 함께 일반 공연단체에게 대관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국내 문화예술의 본진답게 같은 울타리안에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현대무용단, 국립합창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상주 중이며 서울예술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자료원, 한국문화예술연합회도 입주해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국립국악원도 바로 옆에 붙어있으며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 교향악단도 여기서 자주 공연한다.
2. 콘서트홀
롯데콘서트홀과 더불어 서울의 대표적인 대형 클래식 전문 공연장으로 클래식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주로 오케스트라 공연을 하는 곳으로, 좌석 수는 2,505석이다. 각종 오케스트라 공연이 이곳에서 이루어지며, 유명 연주자의 독주회도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오페라 극장처럼 박스석도 있는데, 여기서 관람할 경우 오케스트라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2층 박스석은 귀퉁이 쪽 일부만 안보일 뿐 전반적인 시야는 나쁘지 않은데 3층은 박스석 뿐 아니라, 양 날개에 위치하는 A, B, F, G 블럭도 어느 정도 비슷한 상황이다. 덕분에 이쪽 자리는 싸게 파는 경우가 많다.
콘서트홀의 경우 전체적으로 소리가 잘 울려서 어디에 앉아도 웬만큼의 음향 수준을 보장한다. 그러므로 3층에서 본다고 해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공연장과 마찬가지로 1층 C블록 10-15열이 명당자리로 손꼽히며 모든 프로그램에서 이 자리는 최고가로 판매된다.
그밖에 협주곡을 연주할 때는 B블록이나 1-3번 박스에 앉으면 좋다. 이것도 호불호가 갈리는 게, 만약 피아노 협주곡일 경우 해당 자리에서 관람하면 연주자 뒤통수만 줄창 봐야한다. 하지만 연주자의 연주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영예가 주어진다. 반대로 연주자의 오묘한 표정을 감상하려면 C D E쪽에 앉으면 된다.
경우에 따라 합창석을 객석으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데, 의외로 음향이 좋으므로 공연을 가까이서 보고 싶은데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하다면 합창석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만 연주자의 뒤에 위치하다 보니 악기에 따라서는 잘 들리지 않기도 하고, 오케스트라의 경우 각각의 악기가 내는 소리들이 생생하게 들린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특정 악기 소리가 무지막지하게 크게 들려서 전체적인 사운드의 균형이 무너지는 경우가 잦다. 대신에 지휘자의 표정 하나하나를 볼 수 있다는 게 무시 못할 장점이다.
3. 오페라 하우스
예술의전당 정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큰 건물. 한국 전통 갓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며 설계 당시부터 전통 문화와의 조화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디자인으로 많이 까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지 2013년 동아일보와 건축전문잡지 SPACE가 건축가 100명을 상대로 조사한 월간 SPACE 선정 한국 현대건축 태작에서 서울특별시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좌석 수는 2,283석이다. 전면에 큰 무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그 앞에는 오케스트라 피트가 있다. 물론 1층 객석에서는 지휘자의 정수리나 콘트라베이스 등 대형 악기의 끄트머리 정도가 살짝 보인다.
박스석은 귀퉁이에 자리잡고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자리를 잘 잡으면 1층 못지 않게 배우들의 연기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2007년 12월에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공연하던 도중 무대에서 화재가 발생해 2008년 11월까지 모든 공연 일정이 취소된 흑역사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음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되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
오페라, 발레 비수기인 1~2월과 7~8월에 뮤지컬이 대신 무대를 채우는 경우, 뮤덕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자연음 그대로를 4층까지 전달되게 설계된 공연장이므로 마이크와 스피커를 사용하는 뮤지컬 공연 때는 하울링이 심각하는 등 음향이 심하게 구려지는 데다가 극장이 너무 커서 잘 안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큘라, 레베카, 위키드, 데스노트, 안나 카레니나, 엘리자벳, 라이온 킹 인터네셔널 투어, 웃는 남자, 광화문 연가, 베토벤 등의 많은 뮤지컬들이 올라오고 있다.
4. CJ 토월 극장
예술의전당 측에서 '오페라 극장의 축소판'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곳. 연극을 주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나, 소형 오페라나 뮤지컬, 무용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일반적인 중규모 극장에 비해 무대가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무대 장치를 이용해 작은 방 정도의 공간에서부터 도시의 대로를 표현할 만한 공간까지 폭넓게 표현할 수 있는 곳이다.
2011년부터 CJ E&M의 모기업인 CJ그룹의 지원을 받아 리모델링이 시작되었고, 2013년 2월에 3층 규모로 확장하고 극장 이름을 토월극장에서 CJ토월극장으로 바꾸어 재개관하였다. 리모델링 후의 좌석 수는 1,004석이다. 처음에는 CJ극장이라고 바꾸려고 했다가, 연극계의 반발이 거세자 최종적으로 토월이라는 이름을 살렸다. 이름을 추가한 대가로 CJ E&M은 격년으로 여름과 겨울에 이곳에서 각각 두 달 정도 자사 제작의 뮤지컬 공연을 위해 20년간 대관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였다. 2014년까지는 매번 베르테르, 해를 품은 달, 살짜기 옵서예 등 창작 뮤지컬을 올렸다. 2016년 현재는 2년 연속 여사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브로드웨이 42번가'가 올려져서 뮤지컬팬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아울러 3층에는 CJ라운지라고 하여 푹신한 소파가 놓여 있는 휴식 공간도 만들었는데, 토월극장 공연이 있을 때만 개방된다. 2023년 경부터 CJ ENM에서 뮤지컬 공연을 자주 올리지 않고 오페라 극장에서는 순수 예술작품만 공연할 수 있게 되면서, 타 제작사의 작품들도 보다 빈번히 올라온다. 쇼노트의 연극인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시작으로 OD컴퍼니의 일 테노레, EMK뮤지컬컴퍼니의 4월은 너의 거짓말이 2023-2024년 올라왔다.